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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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오 교수님 고별 강연 기념 인터뷰

 

 

                                                           

박 승오

 

  금년 6월 7일, 마지막 강의를 하였습니다. 학과의 배려로 다양한 행사까지 포함된 시간이었습니다. 수강생 여러분, 교수님 여러분. 학생 여러분, 졸업생 몇 분, 직원 여러분께서도 참석하셨습니다. 좀 당황스러웠지만, 너무나 고마운 시간이었지요. 38년 전 KAIST에 부임하였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세월이란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는 빤한 상식을 다시 깨달았지요. 38년이라는 긴 세월을 너무 잘 살아왔고 이런 마지막 강의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KAIST 항공우주공학과 덕택입니다. 그 세월을 함께 살아온 동료 교수님들, 학생 여러분, 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983년 부임했을 때는 서울 홍릉 캠퍼스에서 대학원과정으로 운영되어 왔던 학교가 89년경 한국과학기술대학(KIT)과 통합되어 대덕 캠퍼스 시대가 시작되었지요. 통합 당시 KIT에는 항공우주공학과가 없었기에 90년부터 학사과정 설치 준비를 하였고 91년부터 학사과정이 운영되었지요. 그 당시 제가 학과장으로 일하였습니다. 그 덕택에 제가 대학원 공부를 했던 Iowa State Univ. 공과대학으로부터 1994년에 공로상(Professional Progress in Engineering Award)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부임 이후, 공기역학 실험실 (Aerodynamics Lab.)에서 대학원 학생 여러분과 함께 다양한 주제의 연구과제들을 실험이나 수치해석을 통하여 수행해 왔고, 학사 과정, 대학원 과정의 여러 교과목 강의도 하였습니다. 우리 KAIST에서 공부하시고 연구하신 우수한 학생님들 덕택에 38년의 교수생활을 탈없이 잘 해왔기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의 교육 문제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들을 더 하게 된 계기는 96년부터 대략 2년 반 정도 담당했던 학생처장으로서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학생들과 관련된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학생 분들께는 전공 공부도 중요하지만 삶에 대한 생각, 인성에 대한 학습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는 걸 깨달았지요. 고민하는 학생들, 학부모님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큰 부담 없이 그 고민을 얘기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소통의 시간이 우리의 학교생활에 필수적인 것이고,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스스로 성장해가는 대학 생활이 중요하다는 상식적인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인 Jean Paul Sartre의 명언, ”Life is Choice Between Birth and Death” 라는 말은 삶의 지혜를 주는 말 같습니다. 가끔 “Life is BCD” 라고 인용되기도 하는 말입니다. 自發的이고 自治的인 자기 主導的인 삶을 스스로 선택하여 살아가는 人生이 중요하다는 말이겠지요. 당연히 저희는 기본적이고 객관적인 윤리적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선택해서는 안되겠지요.

 

  또 다시 말씀드리지만, 부족한 제가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로 잘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KAIST라는 훌륭한 대학, 공기역학 실험실에서 공부하셨던 제자 분들, 항공우주공학과 동료 교수님들과 학생 여러분, 직원 여러분들 덕택이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혹시 재학생이나 졸업생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제가 살아오는 동안 저에게는 중요하게 다가왔던 기초적인 상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수 천년 전에 나온 말인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라는 말이 있습니다. 즐겁게 일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이지요. 즐겁게 배우며 살아가는 생활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확한 년도는 기억 못하지만, 한 때 학교에서 학생 분들께 leadership교육도 중요하다고 하여 제가 7 Habits 강사로 일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 7 Habits는 Stephen Covey 의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이라는 저서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나열하자면, 1. Be proactive, 2. Begin with the end in mind, 3. Put first things first, 4. Think win-win, 5. Seek first to understand, then to be understood, 6. Synergize, 7. Sharpen the saw입니다. 1번부터 3번은 자기자신의 삶과 관련된 것이고, 4번부터 6번은 남과 함께 사는 우리의 삶에 대한 것이고, 7번은 항상 쇄신하는 노력을 하라는 것이지요.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상식적인 말들이지만 이를 제대로 실행하며 사는 게 쉽지 않을 수 있기에 자기 성찰의 지침으로 마음에 담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세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중요하게 다가오는 “Five Minds for the Future”도 전달 드리겠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이시며 Harvard 대학 교수인 Howard Gardner의 제안입니다. Five Minds는 1. The Disciplinary Mind (특정 분야, 전공, 전문 관련의 훈련된 마음), 2. The Synthesizing Mind (종합하는 마음), 3. The Creating Mind (창조하는 마음), 4. The Respectful Mind (존중하는 마음), 5. The Ethical Mind (윤리적인 마음) 입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Five Minds이지요. 7 Habits, Five Minds를 잘 실천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의 고집에 닫혀있는 마음을 벗어나 다른 생각들을 합리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열린 마음 (open mind)을 갖고 살아야 하겠지요. 공동체인 우리로서의 삶에 중요하기에 자주 화제가 되고 있는 의사 소통의 기반인 경청(good listening)의 기본이 열린 마음이겠지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가끔은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다는 것도 상식이지요. 이럴 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생각(positive thinking)인 것 같습니다. 많은 심리학자들께서 강조하시는 것이지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지요. 실패를 통하여 더 올바른 해법을 찾아내며 슬기롭게 배우며 살아가는 것도 저희가 살아가야 할 지혜로운 삶이 아닐까요?

 

  살아가는데 있어서 건강과 안전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는 상식입니다. 과거나 미래를 벗어나, “지금 여기(here and now)”에 집중하여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상식인 것 같습니다. 재학생, 졸업생 여러분, 남으로부터 강요되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는 지혜로운 선택을 통하여, 나 혼자가 아닌 우리의 삶을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7. 명예교수 박 승오 드림

 

 

 

인터뷰         이재호[barbossa0412@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