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소개 : 이성규 조교수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안녕하세요. 저는 2004년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에서 이덕주 교수님의 지도하에 석사 학위를 받고, 그 해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Penn State) 에 박사 유학을 가서, 학위 후 뉴욕에 위치한 General Electric (GE) Global Research Center에 취직해 Mechanical Engineer와 Program Manager로 일하다, 올해부터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의 기계항공우주공학과 (Mechanical and Aerospace Engineering)에서 조교수 (Assistant Professor)로 일하게 된 이성규입니다. 저의 연구 분야는 비행기, 헬리콥터, 비행기 엔진, 풍력 블레이드의 유동 및 소음 해석을 다루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그냥 제가 살아온 이야기와 그 속에서 배우고 깨달았던 것들 을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이스트에서 석사 생활 그리고 유학 결정
저는 학부를 부산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석사를 카이스트에 진학하였는데, 대학생때부터 유학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카이스트에 진학해서는, 우수한 박사 과정 선배님들과, 좋은 연구소와 회사에서 근무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과연 유학이 꼭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저는 안정되고 보장된 길보다,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습니다. 이덕주 교수님의 지도하에 헬리콥터에 대한 석사연구를 하면서, 헬리콥터 분야로 유명한 학교 가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교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학교에 박사 과정으로 지원하여 어드미션을 받고 유학 생활을 시작하게 되 었습니다. 석사 논문을 쓰면서 GRE, TOEFL, 유학 지원서를 혼자 준비하며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미국 유학이 제 인생을 바꿔 놓은 가장 중요한 선택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미국 유학 과정
유학 준비 과정이나 펀딩 문제는 인터넷이나 다른 자료들에 많이 나와 있어서 이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 하겠습니다. 다 만, 미국 유학이 가지는 장점에 대해서 간락하게 언급을 하 고자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국 유학의 가장 큰 장점은 우 선, 선도적인 연구 과제를 할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아무 래도 항공우주공학 분야는, 아직 미국이 선도적인 연구를 많이 이끌어가므로, 미국 유학이 이런 분야를 익히고, 중요 한 과제에 참여해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 니다. 특히 미국은 항공우주 분야의 산업체 기반 시설이 튼 튼한 것이 매우 큰 장점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Boeing, Lockheed Martin, GE, Pratt Whitney, UTC, Sikorsky, Bell, SpaceX 등등 많은 항공우주 회사들이 미국에 자리 잡 고 있으며, 실제 많은 미국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회 사들이 이런 항공우주 관련 회사들입니다. 자연히 학교에서 하는 연구들도 이런 회사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미국 유학이 기본적인 원리를 다루는 연구 뿐만 아니라 실제 적용 가능한 기술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논문을 통해 서만 배우는 지식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두번째 장점은, 전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연구하고 평생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친구이자 동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도, 저와 함께 학위를 하였던 친구들이 NASA, Boeing등에 취직하여 비슷한 분야에 연구 를 하고 있는데, 이 친구들과 학회나 강연에서 만나면, 연구 에 대해서 진솔한 토론을 하거나, 간혹 안부 메일을 주고 받 으며 친분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세번째 장점은, 미국 학위가 있는 경우, 미국 회사, 연구소, 학교에 취직하여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점입니다. 미 국에서 직장을 잡으면 당연히 앞으로 삶의 터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개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선택입니다. 저도 유 학 생활을 하면서, 직장과 가정의 삶에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에 크게 매료 되었고, 저의 개인적인 꿈을 이루기에는 미국이 저에게 더 맞다라는 것을 깨달았습 니다. 이후, 미국에 남기로 결심하고, 영주권과 시민권을 신 청하였고, 미국에서 직장을 얻어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미국 유학이 아니였다면, 미국에서 직장을 잡고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언어와 문 화가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회사 생활
저는 학위 이후 1년간의 포스닥 과정을 거친후, GE 연구소 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GE 연구소는 10년 20년후 를 내다보며, GE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에 대한 선행적인 연 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브랜치 가 있고, 전체 3,000명 정도의 과학자, 공학자들이 연구소에 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연구원들이 박사 학위 소지자이 고, 세계 최대의 기업과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는 큰 자부 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GE 연구소에서 풍력, 비 행기 엔진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미국 직장에서 일하며, 자연스럽게 영어가 많이 는 것 같습 니다. 유학시에는 수업을 듣거나, 교수님과 미팅을 하거나, 동료들과 잠깐 연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제외하고는, 영어 를 사용하는 경우가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영어 가 잘 늘지 않아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 다. 하지만, 회사에서 일하면서, 아무래도 하루 종일 영어로 업무보고 생활해야 되기 때문에, 영어가 자연스럽게 많이 늘 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어를 늘리는 제일 좋은 방법은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해보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생존의 문제가달려있어야지생활에큰변화가일어나는것같습니다. 연구소에 일하면서 느낀 점이 참 많은데, 그 중에 하나가, 직 장에서 업무에 대한 집중력과 생산성이 굉장히 높은 점입니 다. 하루 8시간, 일주일 40시간을 일하고, 특별한 경우 이외 에는 야근이 없지만, 주어진 일과 시간에는 정말 열심히 일 합니다. 점심도 간단히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으며 일하 며, 동료들과 커피 마시며 잡담하는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들이 약간 삭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5년 동안 다니면서, 팀 사람들과 저녁에 함께 술마시며 회식한 기억이 한번도 없으니까요. 미국 회사에 다니면서 제품 연구 개발 보다 좀 더 이론적인 연구를 하기를 원했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논문을 쓰고 싶 은 욕구가 강해서 미국 학교에 지원했고, 다행히 UC Davis 에서 오퍼를 받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대학 그리고 미국에서 교수 되기
미국에는 대학 수만 2,0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 많은 학 교중에서, 동부의 명문 사립 아이비 스쿨, 중부에 위치한 미 식 축구와 연구로 유명한 빅텐 주립대학교, 그리고 서부의 명문 주립대 캘리포니아 대학이 한국에서는 그래도 가장 많 이 알려진 대학 인 것 같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캘리포니아 대학은 총10개의 대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대학이 독 립적으로 운영이 되지만, 또 전체 시스템은 모든 캘리포니아 대학들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들도 많습니다. 세계적 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대학으로는, UC Berkeley, UCLA 가 있고 이 외에도 UC San Diego, UC Davis, UC Santa Barbra, UC Irvine등도 많이 알려진 학교입니다. 이 6개 UC 대학들이 전체 미국 주립 대학 랭킹 11위 안에 속해 있 으니, UC 대학들이 가지는 미국에서의 위치를 짐작 할 수 있 습니다. 미국에서 교수가 되기를 원하시는 후배님들을 위해 몇가지 팁을 드리려 합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대학 교수가 되는 것 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학교는 회사처럼 금방 만들어지거 나 없어지는 단체가 아니라, 매년 자신의 분야에 채용 공고 가 나는 자리는 매우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 우리가 많 이 들어봤고 흔히 미국 대학 랭킹 100위 안에 드는 학교들이 석박사 과정 프로그램을 갖춘 소위 연구 중심 학교입니다. 하지만, 학부 중심의 티칭 중심 학교라고해서 반드시 연구 중심 학교보다 학생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학부 중심의 학교는교육 중심으로 방향이 다르다 뿐이지, 이 중에 서 좋은 학교들은 탑 연구중심 대학들과 견줄만한 학교들도 많습니다. 연구 중심 학교에 교수가 되기를 원한다면, 아무래도 박사 를 받은 학위의 명성과 논문이 제일 중요한 요소입니다. 논 문 수로는 자신의 분야에서 탑 저널에 제 1저자로 5편 정도 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한국 박사 학위 가 있다면, 미국에서 포스닥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 입니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한국 박사 학위로 미국 대학에 지원을 하는 경우 인터뷰 기회조차 갖기가 힘듭 니다. 이미 미국에서도 뛰어난 지원자 수가 넘쳐나는데 굳이 비싼 비행기 돈을 들여서 다른 나라에서 인터뷰에 부를 이유 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보통 한자리 공고 가 나면, 100명에서 200명 정도 지원하고, 이 중에서 10-20 명 정도 후보를 가려서, 폰 인터뷰 또는 스카이퍼 인터뷰를 하게 됩니다. 이 중에서 최종 3명에서 6명 정도를 추려서, 온 사이트 캠퍼스 인터뷰에 부릅니다. 온사이트 캠퍼스 인터뷰는 연구 세미나를 포함해서, 학과 교 수, 공대 학장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교수님들과 아침, 점심, 저녁 식사도 함께 하므로 보통 1박 2일 또는 2박 3일로 진 행됩니다. 온사이트 인터뷰에 불린 사람들은 이미 서류상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고, 세미나를 얼마나 잘 하는지, 학과 교수들 과 얼마나 잘 어울릴 수 있는지, 그리고 전체적으로 학과에서 원 하는 분야와 얼마나 잘 맞는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인터뷰 이후 학과 교수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고 투표를 해서 순위를 정하고, 1 순위부터 오퍼가 나갑니다. 만약 오퍼를 받게 되면, 학과장과 연 봉이나 초기 정착금에 대해서 조율을 합니다. 연구 중심 학교는, 초기 정착금에 실험 장비, 대학원생 월급, 교수 여름 월급, 이사 비용등이 포함되는데 이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학교에 전달하여 충분한 지원금을 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직 저도 초임 교수라서 실험실을 셋업하고 수업을 하느라 정신 이 없습니다. 지금은 학부 과목 유체 역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UC 학생들은 순수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가르치는 재미 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는 경 우가 많지 않은데, 여기서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굉장히 많은 질문을 해서 진땀을 흘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지금은 학생 들이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내 수업을 잘 못 따라오는 것 같아서 불안해집니다. 미국 대학에서는 6년안에 테뉴어를 받아야 하는데, 연구 대학교 에서 이때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연구비 수주와 논문입니다. 그래 서 오늘도 늦은 밤 논문 작성과 연구비 제안서 작성으로 책상에 앉아서 밤이 새는지도 모르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맺음말
젊은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도전과 모험인 것 같습니다. 안주와 평안함은20대, 30대 학생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정해진 길은 아니지만, 자신의 가슴이 떨리는 일이 있다면,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어떻 게 보면 상투적으로 보이는 이 말들이 저에게는 모두 사실이었습 니다. 물론 유학이 모든 학생들에게 올바른 길은 아니지만, 저에 게는 미국 유학이 제 인생의 큰 도전의 시작이었고, 아직도 저는 도전과 좌절을 반복해 나가며 즐거운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 다. 혹시 유학, 미국 직장 생활, 미국 교수 지원 등 더 궁금한 사항 이 있으시면 제 이메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성 규 / skulee@ucdavis.edu.
편집 이종완[jwlee714@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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