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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LETTER (16'~)

동문소개 : 오현동 조교수 (UNIST)


 

안녕하세요, 저는 2004년과 2008년에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탁민제 교수님 연구실)를 받고 영국의 크랜필드 대학교 (Cranfield University)로 박사 유학을 가서, 학위 후에 계속 영국에서 머물며 서리 대학교 (University of Surrey)에서 박사 후 과정을 거쳐 러프버러 대학교 (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Lecturer로 2년간 근무하다 올해 8월부터 울산 과학기술원 (UNIST) 기계및원자력 공학부에서 조교수로 일하게 된 오현동입니다.

 

제 연구 분야는 다수의 무인 이동체 (unmanned vehicle)로 이루어진 시스템의 효율적 운용 및 자율성 (autonomy) 향상을 위한 의사 결정, 무인 이동체의 상태 및 주변 환경에 대한 상황 인지 (situational awareness), 유도 및 제어 기법 개발 등입니다.

 

<카이스트에서의 학부/석사 생활 및 영국 유학 결정>

저는 카이스트에서 학부와 석사로 재학 시에 유학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석사를 마칠 무렵 우연한 기회에 같은 연구실의 선배님 (현재 크랜필드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의 권유 및 추천으로 영국으로 별다른 준비 없이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학부를 마치고 공군에 학사장교로 입대하여 군복무를 마쳤고 그 시기 동안에 틈틈이 미래를 위해 영어 공부를 해놓았던 것과 미국의 GRE 같은 부차적인 시험을 요구하지 않는 영국 박사 지원 과정 덕분에 남들보다는 어쩌면 쉽게 유학 길에 오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국 유학 생활의 장점을 몇 가지 들자면, 박사 과정 중에 수업을 이수하지 않아도 되어서 이론적으로는 3년 안에 박사 과정을 마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물론, 최종 논문 심사와 추후 논문 수정 과정 등을 포함하면 졸업까지는 평균적으로 3.5~4년 소요되지만 한국이나 미국에 비해서는 평균적으로 1~2년 짧음)과 자연 경관이 훌륭한 영국 및 유럽 대륙 곳곳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많이 접할 수 있는 미국식과는 뭔가 좀 다른 영국식 영어 억양에 익숙해지고 흉내 낼 수 있는 정도가 된다는 것 등이 있을 듯 합니다. 특히, 요즘 들어 한국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나가는데 나중에 다시 국내에 들어오는 경우를 생각했을 때 영국 혹은 유럽에서 공부하게 되면 남들과는 뭔가 좀 다른 특수성/희소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 않나 싶네요. 저도 영국에서 한국 대학교에 지원했을 때 이런 부분도 어느 정도 감안이 되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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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크랜필드 대학교 쉬리븐햄 캠퍼스 근교의 풍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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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도 안개가 자욱하게 낀 크랜필드 대학교 쉬리븐햄 캠퍼스 모습

 

<영국 대학교 교수 임용 과정 및 생활>

직접 미국 임용 과정을 겪어 본 것은 아니라 정확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영국 임용 과정은 한국이나 미국 보다는 조금 더 간편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제 경험을 얘기하자면 (이것이 일반적인 영국 대학교의 시스템과 동일하므로) 지원 서류는 지원서, 이력서 및 간단한 연구/교육 계획서가 전부이고 서류 심사를 통과한 3~5명을 대상으로 학교 캠퍼스 내에서 반나절 동안 두 번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중 한 번은 개인 연구 성과 및 연구 계획에 대한 공개 세미나 그리고 다른 한 번은 학장 및 2~3명으로 구성된 교수 선발 위원회와의 면접입니다.

운이 좋게도 처음으로 경험삼아 지원한 학교에서 오퍼를 받게 되었는데 이때  중요한 요소는 (당연히 박사를 졸업한 학교의 명성도 어느 정도는 영향이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큰 영향은 없고) 지원자의 지원 분야에 대한 적합성과 연구 실적 (주로 논문 실적)인듯 합니다. 유학을 고려할 때 학교의 명성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가장 관심 있는 연구 주제와 논문을 충분히 쓸 수 있는 환경의 연구실로 가는 것이 향후 학계 쪽으로의 진로를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내가 근무한 러프버러 대학교 항공 및 자동차학과 교수님들의 출신 학교를 살펴보았을 때도 물론 캠브릿지 같은 유명한 학교도 있지만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도 않은 각 분야에서 내실있는 지방의 학교 출신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영국의 교수 시스템은 미국이나 한국과 그 명칭이 좀 다른데 lecturer(한국의 조교수)->senior lecturer(부교수)->reader ->professor (정교수)의 단계로 진급을 합니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한국이나 미국에서 임용 후 몇년 안에 요구되는 tenure (정년) 심사 (은퇴 시까지의 계약을 보장)가 없고 임용 후 3년의 probation (관찰) 기간만 무사히 거치게 되면 그 다음 단계로 진급이 안되어도 lecturer 신분으로도 은퇴할 때까지 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정년 심사를 통과 못해서 학교를 옮기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에 비해 사회 보장과 직업 (노동)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영국의 문화를 엳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초임 교수에게 3년의 적응 기간동안 수업 로드를 줄여준다든가  (첫해에는 보통 수업시수의 1/3만, 그 후 ½, 4/3등으로 점차적으로 늘림) 2년동안 파트 타임으로 교수법에 대한 대학원 학위를 무조건 이수하게 하는 등 교수로서의 원활한 시작 및 정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잘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영국에서 교수로서의 삶을 돌이켜 보면 세계 어디를 가든 교수로서 혹은 연구원으로서 바쁘게 사는 것은 다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한국과 비교하여 볼때 학교에서 주는 30일 정도의 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다 쓸 수 있고 야근이나 주말에 학교에 나와서 근무를 하는 경우가 그렇게 빈번하지 않고 단체 회식이라는 것이 거의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저녁과 주말을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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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대학교에서 박사후 과정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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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버러 대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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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버러 대학 재직 중 Williams Formula 1 team에서 인턴쉽 중인 학생 방문

 

<영국에서 한국 대학교로 다시 들어오기 까지>

영국에서의 안정적인 그리고 저녁이 있는 삶을 뒤로 하고 한국 대학교로 들어오기로 한 여러가지 개인적인 이유가 있지만 저에게는 외국인으로서 외국 땅에서 평생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는 불편함/부담감과 한국에 있는 부모님과 친지들간의 거리감 등이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였습니다. 런던 같은 대도시는 조금 다르겠지만 제가 있던 외국인이 많이 없는 시골 마을 같은 경우에는 어디를 가도 주목을 받거나 마을 사람들에게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항상 써야만 되는 상황에서 오는 답답함/어려움도 있고요. 유학을 나간 나라에서 평생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유학 생활동안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해보며 한국 생활과 비교할 때의 장단점을 잘 정리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맺음말>

두서없이 학생들이 별로 관심 없을지도 모를 영국 이야기만 늘어 놓은 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혹시 영국으로의 유학, 포닥, 교수 지원 등에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혹은 다른 진로 문제로 상담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제 이메일로 연락 주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 현 동 / h.oh@un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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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종완[jwlee714@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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