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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호 특집 인터뷰 (이동호 교수)

AE News 2025.03.31 09:46 Views : 71

특집인터뷰 (이동호 교수)


 

이동호 교수님 사진.jpeg

 

< 이동호 교수 >

 

 

1. 먼저,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월 13일자로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에 부임하게된 이동호입니다. 저는 카이스트 물리학과에서 학사학위와 석박통합과정을 거쳤습니다. 졸업 이후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United Arab Emirates University, 그리고 University of Illinois Urbana Champaign 연구원을 거쳐 다시 모교 항공우주공학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2. 부임하시기 전에는 어떤 연구를 진행해 오셨으며,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에서는 어떤 연구를 계획하고 계신지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우주공간에서 플라즈마를 가속해 추력을 얻는 우주 전기추진을 연구합니다. 일반적으로 전기추력기의 추력은 종이 한 장 밀어낼 정도로 낮지만 연료효율이 매우 좋아서, 화학식 추력기에 비해 동일 임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연료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전기추진은 Starlink와 같은 지구 저궤도 군집위성 기반 임무부터, Hayabusa-1,2 및 Psyche임무와 같은 소행성 탐사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주로 소형위성과 중대형위성을 위한 전기추력기 연구를 진행했었고, 앞으로는 이를 더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큐브샛 및 초소형위성에 필요한 초소형 전기추력기부터 화성 및 달에 수십톤을 운반해나가는 우주수송선에 필요한 거대 전기추력기까지, 넓은 범주를 연구해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이 과정에서 추력기 설계, 제작의 과정에서 다양한 엔지니어링과 기초 물리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전기추력기 모델들을 개발하고 진공시험 환경에서 방전 테스트를 거치며 궁극적으로 성능과 수명을 더 연장해나가는 방법을 연구해나갈 것이고, 동시에, 전기추력기와 유사한 원리를 지닌 이온빔 소스를 활용해 플라즈마 기초 물리연구를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따라서, 기초이론과 물리에 관심있는 학생부터 실제 설계, 제작 등 개발과정과 이것에 필요한 엔지니어링에 관심있는 학생까지, 다양한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연구활동이 익숙하지 않으니, 너무 어려운 분야인 건 아닐까 고민하지 말고, 우주추진과 탐사에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연구에 참여해보면서 많은 기여와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니 편하게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3. 부임 후 카이스트에서 지내시면서, 부임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이나 새롭게 느낀 점이 있으신가요?

 

 제가 아직 부임한지 한 달밖에 안되어서 학생들과 소통이 아직은 많지는 않았는데요. 아무래도 학생으로 오래 있던 곳이라 감회가 새로운 부분들은 많습니다. 학생 때 늘 북측 매점과 교양분관을 왔다갔다하면서 지냈던 일, 태울관에서 동아리 활동 했던 일, 스컴에서 운동했던 것 등 많은 기억과 추억이 농축되어 있는 곳이고, 이곳에서 이제는 교육자로서 후배들을 새로 만나고 길러내게 되어 신기하면서도 어깨가 무겁습니다.

 

 

4. 교수님께서 연구실을 운영하시면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방향이나 철학이 있으신가요?

 

 전기추력기 실험연구는 일반적으로 큰 스케일의 진공챔버에서 이뤄집니다. 따라서, 혼자서 모든 것을 세팅해 나가는 것은 어려운 점이 많아 팀단위로 일을 이뤄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험을 위해 진공을 만들고, 레이저를 정렬하고, 추력기를 설치하고, 전선연결 및 가스압력 등을 사전준비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팀단위로 일을 했을 때 효율이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조지아텍에서 일하면서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팀 내부에서 서로 협동하면서win-win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3-4명이 한 팀이 되어 움직이면서 다 같이 논의하면서 실험을 세팅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각각 수집하고 연구해나가는 모습들이 인상깊었습니다. 저 역시도 학생들이 팀으로서 잘해낼 수 있는 방법을 같이 모색해나가고 싶습니다.

 

 두번째는, 어느 실험실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안전입니다. 전기추력기는 일반적으로 고전압 및 고전력을 다루는 실험을 합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고전압에 노출될 수 있으며, 이는 치명상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큰 스케일 전기추력기 실험을 하면서도 비슷한 일들을 봐왔기에 안전에 더욱 신경 쓰고 싶습니다.

 

 

5. 물리학을 전공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항공우주 분야와 깊은 관련을 맺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저는 어릴 때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별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때 모두 천체관측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했었고요, 물리학과를 진학해 일반상대론 수업을 인상깊게 듣기도 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천체물리보다는 조금 더 응용에 가까운 분야를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플라즈마를 활용한 우주 전기추진 분야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연구해왔던 내용들은 다양한 전기추진 모델들을 설계부터 제작해 방전시켜 시험하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플라즈마 그 자체에 대한 기초연구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연구활동을 구성하는 일련의 과정 하나하나에서 어려움은 참 많았지만, 우주탐사와 개발과 깊이 관련있는 이 분야를 선택했다는 점은 힘들 때 항상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고, 스스로 굉장히 만족하면서 지내오고 있습니다.

 

 

6. 연구자로 살아오시면서 겪으셨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짧은 기간이나마 연구하면서 느낀 건, 연구활동이 생각보다 되는 게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이론을 기반으로 한 가설을 가지고 실험을 하다 보면 대부분 안 맞아떨어지고요, 측정한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를 두고 벽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연구를 수행하는 것 이외에도 연구 외적인 문제들도 참 많습니다. 특히, 미국 포스닥때는 우주추진이라는 분야의 특성상, 연구활동 자체가 상당부분 제한되고 실험 수행이 어려운 상황들도 많았습니다. 정말 외적인 요소에 의해 연구가 제한되는 상황은 절망적이기까지 하더라구요.

 

 되돌아보면, 연구에서 떠오르는 문제들을 맞닥뜨리게 되어도 해결할 방법은 있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꾸준히 하다보면 답 혹은 이 문제의 일부를 간소화할 수 있는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구 외적인 문제들은 스스로보다는 결국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조언이 해결해주는 경우가 지배적이었네요. 매일의 루틴을 가지고 부단히 노력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성장한다는 겸손한 자세로 배워나가다 보면 어려움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7. 마지막으로, 항공우주공학과 구성원 분들께 하시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카이스트는 학생들이 꿈을 키워 나가기에 너무나 좋은 환경이라 생각합니다. 학교가 제공하는 다양한 학부/대학원 프로그램들을 통해 많이 성장하여 졸업하면 좋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학교안에서 뛰어난 학생들과 경쟁하면서 뒤쳐지는 것 같아 불안할 수도 있지만,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어울리면서 많이 배우게 될 것입니다. 이 친구들이 결과적으로 졸업하고나서 사회 각계각층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외활동도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환학생이나 교환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할 여력이 된다면 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스스로를 새로운 환경에 노출시키면서, 익숙하지 않은 직업군의 사람들과 만나고, 해보지 못했던 경험들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미국에서 포닥을 해보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도, 다른 문화권에서 일하면서 더 성장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생각보다 더 험난한 과정이었지만, 제가 학문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늘 건강하시고, 비슷한 고민이 있다면 찾아오시고, 즐거운 학기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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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이동호 교수[dongho.lee@kaist.ac.kr]

     인터뷰, 편집       이상길[sanggil.lee@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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