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소개 : 박동훈 조교수 (부산대학교)
Q1.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06년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학사, 동 대학원에서 2008년, 2013년에 각각 석사와 박사학위(박승오 교수님 연구실)를 마친 박동훈이라고 합니다. 학위 후 9개월간 카이스트 기계기술연구소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무하였고, 이후 항공우주연구원 공력성능연구팀에서 3년 가까이 근무 하다가 2016년 9월부터 부산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에 조교수로 부임하여 재직중입니다.
Q2. 교수님께서 하고 계시는 연구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저는 공기역학 및 응용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학위과정에서의 세부연구분야로는 공력 경계층의 불안정성 및 천이현상에 관한 이론적 연구를 주로 수행하였습니다.
경계층의 천이 현상은 각종 비행체의 열/공력성능 및 운용과 직결되기 때문에 물리적 발생 원인 규명과 이해, 이를 기반으로 한 예측 능력의 확보가 중요합니다. 천이 예측을 위한 반경험적 기법이나 해석 모델 개발을 위해서는 충분한 물리 특성 정보들의 축적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천이를 유발하는 각종 경계층 불안정성 유형과 메커니즘에 대해 개별적이고 상세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저는 대표적인 안정성 해석 기법인 선형 안정성 이론(LST)과 선형 및 비선형 포물형 안정성 방정식(PSE) 해석 기법을 구축하고 다양한 문제에 적용/해석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Smooth roughness가 아음속/초음속/극초음속 경계층의 불안정 메커니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극초음속 경계층에서 관찰되는 roughness에 의한 천이지연 현상의 물리적 원인을 규명하였습니다. 각종 유동 현상에 불안정성과 천이가 관여하므로 다양한 응용 연구도 가능합니다. 구축된 해석 기법을 활용하여 특정 유동 조건에서 발생하는 익형 분절 톤 소음의 원인이 압력면 위 경계층 내 T-S 파의 증폭과 되먹임 메커니즘임을 파악하였고, 구부러진 관 내부에서의 주유동 streak 형성과 2차 불안정성이 조기 천이 발생의 원인이 됨을 규명하기도 하였습니다.
후속 연구로써 아음속 3차원 경계층의 주요 천이 원인 중 하나인 횡유동(crossflow) 불안정성에 대한 상세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이며, 극초음속 유동에서 무딘(blunt) 선두부 형상에서 관찰되는 천이 역전 현상(reversal phenomena)의 물리적 원인 규명, 극초음속 화학반응 유동의 안정성 해석 기반 구축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비행체 초기 설계단계에서 활용 가능한 안정성 이론 기반의 반경험적 천이지점 예측 툴 개발과 불안정성 관련 변수에 대한 수송 방정식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CFD 천이 난류 모델의 개발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Stabilization of mode S in hypersonic boundary layer due to roughness element
Streamwise streaks and its secondary instability in a bent channel
Behavior of airfoil tonal noise due to boundary layer instability
Semi-empirical prediction of transition location based on stability analysis
천이 연구는 Reynolds의 관 시험 이후 무려 150년 가까이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파악되지 못하였고 여전히 규명되어야 할 미지의 영역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보기에 따라 물리학 또는 전통 유체역학에 가까워 기초 연구의 성격이 크며, 연구 결과들이 공학적 응용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시간 주기가 길다는 특징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꾸준한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 생각됩니다. NASA에서는 Langley 연구센터 내에 이 분야만을 전담하는 그룹이 수십년간 연구를 지속하고 있고, DLR 역시 별도의 그룹을 구성하여 오랜 기간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다소 생소한 분야였으나, 최근에는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연구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향후 각종 비전통적 비행체 개발에서 경계층 천이가 성능 및 주요 설계 요소로 관여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또 다른 연구분야로는 로터 성능을 효율적으로 계산하기 위해 ASM(Actuator Surface Method) 기법을 개선한 Improved ASM 기법의 구축과 응용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Full CFD 대비 적은 계산 자원으로도 로터 성능과 비정상 후류 해석을 공학적으로 활용 가능한 정확도로 해석하는 기법을 오픈소스인 OpenFOAM을 기반으로 구축 및 개선하고 있으며, 같은 학과의 오세종 교수님께서 해오시던 연구를 도와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로터나 블레이드 개수가 많은 문제들에 대해 효율적인 계산이 가능한 장점을 적극 활용하여, 헬리콥터 덕트 팬 꼬리로터 성능, fan-in-wing 비행체의 천이비행 시 공력성능 분석, 동축반전 로터, 멀티콥터, 분산추진 비행체 등 여러 문제에 대한 적용과 검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3.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약 3년간 근무를 하셨는데 그 곳에서는 어떠한 일을 주로 하셨나요?
항공우주연구원 재직 당시
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여러 개발사업에서 요구되는 공력설계 및 해석 업무들을 주로 수행하였습니다. 작년에 고도 18.5km 상승 비행시험에 성공한 고고도 장기체공(HALE UAV) 태양광 무인기 EAV-3에 대해 프로펠러 담당자로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고고도용 프로펠러의 설계, 최적화, 전산해석, 풍동시험, 비행시험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전체 시스템의 일부분을 담당하였지만, 세계 3번째로 성층권 비행에 성공한 태양광 무인기 개발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뜻 깊고 보람 있었습니다. 고기동 정밀유도포탄 개발 과제에 참여하여 전선해석을 이용한 공력 DB 구축, 카나드 유도롤 특성, 동안정 미계수 분석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연구원 자체 연구사업인 Quad-Tilt-Prop(QTP) 비행체 개발에는 초기 단계의 공력해석과 Power-on 효과, 로터-로터 간섭 효과 등을 분석하였고, 소형민수헬기(LCH) 메인로터 개발과제에도 일부 참여하여 블레이드 익형 공력 DB 구축과 성능 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기초 기술 연구로는 입자 영상 유속계(PIV) 기법을 이용한 유동장 광학 측정 풍동시험을 통하여 직각 코너 내의 corner layer와 저레이놀즈수 조건의 익형 유동장을 측정 및 분석 하였습니다. 저레이놀즈수 익형 풍동시험의 경우 표면 압력측정과 PIV 측정을 함께 연동하여 공력성능 측정 정확도 개선과 박리거품 거동의 특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대외 활동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IFAR (International Forum for Aviation Research)라는 조직체의 항공우주연구원 Young Researcher 대표로 POC 활동을 했던 것인데, NASA, DLR, JAXA, NRC 등 세계 각국의 항공우주연구기관의 연구자들과 온/오프라인 정기 회의체를 통해 교류하면서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3년이 채 안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값진 실무 경험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구원에서의 연구개발 실무 경험들이 산업체와의 공동 연구나 학생 교육 등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EAV-2H+ 비행시험 당시 (고흥 항공센터)
EAV-3 비행시험 준비 (고흥 항공센터)
Q4. KAIST에 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돌아보면 생각나는 것들이 많은 것을 보니 학교에 오래 있긴 있었나 봅니다. 한가지 에피소드만 정하자니 좀 아쉽기도 하고 봉인된 옛날 사진들도 일부 공유할 겸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적어보겠습니다.
4학년이 끝나고 겨울방학 즈음하여 02학번 동기들과 다같이 제주도로 떠난 학부 졸업여행이 기억 납니다. 흰색병 한라산 소주의 강렬함과 포도주스와 소주의 단순 배합으로 탄생한 제주산 펜션 포도주 축제는 후유증(?)도 컸지만 그만큼 기억에도 오래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항공우주공학과 02학번 졸업여행 (2006. 01)
학부 4학년 때인 2005년으로 기억 되는데 과 대항 가을 체육대회에서 항공우주공학과가 종합 준우승을 했을 때도 기억에 남습니다. 적은 인원의 학과임에도 불구하고 학부, 대학원 관계없이 모든 선후배님들이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서 좋은 성적을 냈었고, 대학원 선배님들의 활약 덕분에 축구 우승, 농구 4강, 배드민턴 우승, 계주 우승 등 각종 종목들을 휩쓸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축구는 골키퍼로 전 경기에 출전하고 개인 종목이었던 배드민턴에 출전해 우승하는 등 열심히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축구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상대팀 마지막 선수의 슛을 막아 우승이 결정되었을 때 대학원 선배님들과 학부 동기후배들 다 같이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함께했던 선후배님들이 현재 여러 대학의 교수님, 출연연구소와 기업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며 학회 등에서도 종종 뵙고 있는데, 이 글을 쓰다 보니 감회가 또 새롭습니다.
지금은 더 다양해 졌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예전에도 소소한 학과 행사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년 신환회, 딸기파티, 봄/가을등산 등등은 안 빠지고 정말 열심히 쫓아 다녔던 것 같고, 저에게는 좋은 추억들이 된 것 같네요.
항공우주공학과 딸기파티 (2004)
항공우주공학과 단체등산 (2005, 계룡산)
대학원 시절 기억의 대부분은 제 앞에 있던 책상과 모니터이지만 학과를 통해서 많은 학술 경험과 교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큐슈대 Joint 워크샵, 싱가폴 NTU Joint 워크샵 등은 처음 생겼던 1회 행사에 참석하여 더 뜻 깊고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매년 국제학회에서 제가 하던 연구분야의 대가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고 발표 할 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에도 큰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학회에서 그분들을 볼 수 있는 그 시간이 항상 기다려지고 설레었던 것 같습니다. 몇 년씩 매일 같은 방에서 동고동락했던 공기역학 연구실 선후배님들과의 작고 소소한 일상적인 에피소드들도 모두 추억이 되었네요.
제1회 KAIST-Kyushu Univ. Joint Workshop (2006. 12)
공기역학 연구실 여름 MT (2009)
Q5. 항공과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부끄럽지만 돌아보면 저는 학부부터 대학원까지의 생활을 주로 학업, 연구, 학과활동, 취미인 사회인 체육 활동에 선택과 집중을 했는데, 다양한 활동과 경험들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자문을 종종 하게 됩니다. 여력이 되는 한 학생일 때 할 수 있는 각종 활동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흥미 있는 것에 열정도 쏟으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갖는 것도 좋은 엔지니어의 자질과 잠재력의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최근 항공우주 분야의 각종 시스템과 기술 개발 추세는 따라잡기도 버거울 만큼 급격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Commercial 항공기, 무인기의 기술 진보와 혁신은 말할 것도 없고 막연한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개인용 항공기(PAV)까지도 벌써 상용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에서 항공우주공학에서는 전공에 대한 깊은 지식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한 포용력과 융합 능력, 소통 능력과 팀워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저는 KAIST 항공우주공학과가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데 있어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야에도 적극적인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학교 생활에 충실하면 그 능력들을 자연스럽게 쌓게 되실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한 가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fundamental principle의 중요성을 항상 잊지 않는 것입니다. 공학 문제의 본질과 핵심이 결국 기본 원리들로 귀결되거나 해결 가능한 것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너무 발전해가는 화려한 기술들에 가려 fundamental principle의 중요성을 가끔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종종 되새겨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학부와 대학원에 계신 분들 모두 졸업 이후에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동문의 일원으로서 동문의 내적/외적 성장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 드립니다. 저를 비롯한 02학번 동기들은 졸업 후부터 매달 작은 금액씩을 모아 동기 기금을 조성해오고 있습니다. 기금의 일부는 3층 캐노피 시설 공사에도 기부하였고, 동기 경조사비나 모임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훗날에는 동기들과 다같이 학과를 위해 더 좋은 뜻으로 기금을 사용할 날도 꿈꾸고 있습니다. 이제 모두들 사회에 진출하고 바빠져 모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는 있지만 학부 동기들과 대학원 연구실 선후배님들, 그리고 대학원 동문 분들이 모두 큰 울타리로써 많은 힘과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선후배 분들께 여러 방법으로 도움과 힘이 될 수 있도록 현재의 위치에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KAIST 항공우주공학과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학부생 때 교수님들께서 강의 중 하셨던 말씀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여러분들은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우수한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런 자부심으로 11년이 넘게 학교 생활을 했었고,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자부심으로, 또 학과 출신으로써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지내고 있습니다. 후배 여러분들께서 지금 세계 최고의 항공우주공학과에서 공부하고 계신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편집 손대성[son5963@kaist.ac.kr]
Comment 0
- Total
- 56호
- 55호
- 54호
- 53호
- 52호
- 51호
- 50호
- 49호
- 48호
- 47호
- 46호
- 45호
- 44호
- 43호
- 42호
- 41호
- 40호
- 39호
- 38호
- 37호
- 36호
- 35호
- 34호
- 33호
- 32호
- 31호
- 30호
- 29호
- 28호
- 27호
- 26호
- 25호
- 24호
- 23호
- 22호
- 2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