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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 특집인터뷰 (이창훈 교수)

AE News 2019.12.30 11:21 Views : 1905

특집인터뷰 : 이창훈 교수


 

이창훈 교수님.jpg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초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조교수로 부임한 이창훈이라고 합니다. 카이스트 학부 04학번이었고, 2008년도에 탁민제 교수님의 비행역학 및 제어 연구실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밟았습니다. 졸업 후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3년간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고, 2016 5월부터 영국 크랜필드 대학교에서 약 3년 동안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밟다가 올해 카이스트에 부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2. 카이스트 교수로 임용되기 전 연구 분야에 대해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카이스트에 임용되기 전 크게 두 가지 일을 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에 있을 때에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탄도탄 요격미사일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서 요격미사일의 유도 제어 알고리즘 설계 및 성능 분석을 맡았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유도 무기 개발에 참여하였고 주로 유도 제어 알고리즘 설계 일을 수행했습니다. 영국 크랜필드 대학에서는 이제까지 제가 전공했던 분야와 다른 일을 했습니다. AIRMES 프로젝트에 참여 했었는데, 제가 맡았던 부분은 항공 데이터 분석으로 항공기의 점검 및 보수 데이터를 활용하여 항공기의 차후 고장을 진단하거나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 포르투갈에 있는 TAP 항공사와 프랑스 에어버스와 같이 일을 해서 두 나라로 자주 출장을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 데이터 분석 분야에 입문했을 때 이제까지 제가 전공했던 유도 및 제어 분야의 너무 달라서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데이터 분석 연구를 하면서 얻은 지식들이 현재 저희 실험실 연구에 잘 활용되고 있어서 그때의 경험이 매우 값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 연구나 수업에서 교수님만의 신념이 있나요?


 저도 15년 전에 여러분들과 같은 자리에서 공부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봤을 때, 제가 공부하면서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들이 학생들에게도 똑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가 공부하면서 이해하는데 어려웠던 내용들을 학생들에게 잘 설명하려는 마음으로 수업을 준비하는데, 수업 시간에 잘 전달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리고 제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일을 하면서 크게 깨달았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우리가 수업에서 배우는 이론이나 수식을 단순히 암기하는 것보다 그 이론이나 수식이 내포하고 있는 물리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학생이었을 때는 문제가 주어지면 정답을 찾는 데만 집중했지 그 결과를 물리적 의미와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연구소에서 일을 해보니 이러한 지식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이론 또는 수식의 결과가 어떤 물리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최대한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4. 학부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예전에 제목이 좋아서 학생들한테 머리가 복잡할 때 읽어보라고 한 책이 있습니다. <쉼표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인데요,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잔잔한 일화들이 적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앞으로 가게 될 학문의 길은 긴 마라톤과 같기 때문에 열심히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쉬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악보에도 쉼표가 있듯이 말이죠. 올해 저희 연구실로 진학하기로 한 예비 석사 학생들이 방학 기간 동안 어떤 것들을 미리 공부하면 좋을지 메일로 문의를 해옵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답장을 합니다. 4~5년 동안 공부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그냥 푹 쉬거나 여행을 갔다 오라고요. 대학원 공부는 입학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고요.


 

5. 카이스트에서 학부 시절을 보내셨는데, 항공과와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공유해주세요.


 제가 여러분들과 같이 학부일 때 로켓에 관심이 많았던 선/후배들과 같이 시월천이라는 로켓 동아리를 만들었습니다. 동아리의 이름은 <October sky>라는 영화 제목에서 따왔습니다. ·후배들끼리 서로 즐겁게 연구해 보자고 만들었던 동아리였고, 그 당시 만들었던 로켓 이름이 Firework이었습니다. 압축성 공기역학과 추진기관이라는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실제 노즐을 제작하고, 인터넷이나 논문 자료를 바탕으로 학부생 수준에서 만들기 쉬운 추진제도 만들어서 간단한 추력 테스트 시험도 했습니다. 처음 로켓 모터를 점화했을 때 생각보다 큰 소리가 나서 많이 당황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첫 번째 로켓은 상용 로켓 모터를 사용하는 작은 사이즈의 모델 로켓이었기 때문에, 캠퍼스 폴리스의 허락을 받고 학교의 넓은 잔디밭에서 발사를 했습니다. 두 번째 로켓은 로켓 모터도 저희가 제작하고, 로켓 사이즈도 커져서 발사할 장소를 찾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동아리 회원들과 회의를 했는데, 서해안에 가서 발사하거나 경찰서에 신고하고 대전의 넒은 공터에서 쏘자는 의견들이 있었죠. 그래서 구글 어스를 통해 북유성 쪽의 가을 추수가 끝난 매우 큰 논을 발견했어요. 차로 답사까지 가서 발사가 가능한지 알아보다가 결국 안전 문제로 무산됐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대학원에 와서 국방과학연구소 출장을 가는데, 뭔가 주변 풍경이 익숙한 거예요. 알고 보니까 그 논이 국방과학연구소 입구에 있었어요. 만약에 거기서 로켓을 쐈다가 잘못돼서 연구소 쪽으로 떨어졌으면 큰일났던 거죠. 지금은 동아리가 없어졌는데 동아리 친구들 만나면 얘기해요. 그때 로켓 쐈으면 우리 정말 큰일날 뻔했다고.



 

6.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생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목표 혹은 꿈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어요. 카이스트에서 방황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어요.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있는 것을 찾게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서 공부하고 되고, 이러한 습관들이 대학원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또 항상 도전하라고 하고 싶어요. 도전은 젊은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연구소에서 일할 때 정년을 앞두신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분들이 하나같이 하셨던 말이 젊었을 때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해보지 못했던 게 가장 큰 후회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분들의 이야기가 제가 안정적인 연구소 생활을 그만두고 박사후 연구원이 되기로 한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리가 도전 앞에서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위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이걸 포기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했는데 잘 안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 말이죠. 그런데 문제를 간단하게 만들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둘 다 후회의 영역이라 본다면, 도전을 해보고 후회하는 게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진로 선택에 있어서 당장 인기 있거나 돈이 되는 것을 따라가지 말고,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도 문제를 간단하게 만들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트렌드는 시대에 따라 계속 바뀝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좋아하는 것을 포기했는데 트렌드가 바뀌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것이 됩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 적어도 한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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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건희                           [gunny@kaist.ac.kr]

         이재령       [palebluedot_526@kaist.ac.kr]

수정         강유주                        [ky5731@kaist.ac.kr]

편집         이슬                       [animecult@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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