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에세이 (홍성식 학사과정학생)
<NTU 선택계기>
군 전역 후 착실히 학과 공부를 하면서 문득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카이스트 말고 다른 학교에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늦바람이 불어 8학기 때에 교환학생을 다녀오게 됩니다. 너무나 급작스레 내린 결정이라, 교환학생을 다녀온 지인들에게 여기저기 수소문하며, 대학의 선택기준이나 생활 등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졸업을 하기 위해서 전공 수업을 들어야 했기에 몇 가지 기준이 있었습니다. 기계항공 관련 학과가 있을 것, 영어를 쓸 것. 고심 끝에 아시아 대학 TOP에 랭크되어있는 NTU(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난양공대)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을학기가 끝나고 바로 2주 뒤에 싱가폴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면서 4개월의 길고도 짧은 교환학생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생활 및 동아리>
기본적으로 싱가포르에 한류 열풍이 불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서 굉장히 호의적입니다. 한국 걸그룹 사진을 핸드폰 배경화면에 해놓는 남자애들도 굉장히 많이 봤습니다. 이 점을 잘 활용한다면 친구 사귀기나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하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트와이스 관련 굿즈를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가서 새로 만나는 친구들에게 하나씩 줬습니다.
KLP(Korean Language Program)을 활동했습니다.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선생님이 되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로컬 친구들이 학생이 되어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수업입니다. 보통 한 반에는 한국어 선생님이 5~6명이 배정되고, 로컬 학생들은 10~20명 사이입니다.
KLP를 통해서 한국어를 열성적으로 배우고 싶어하는 로컬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목요일 중급반 선생님이였는데, 매주 수업이 끝난 후 다 같이 교내 마트에서 맥주를 사서 마셨습니다. 신입생 때나 하는 술 게임을 로컬 친구들에게 알려주니 참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위치>
NTU는 싱가폴에서 서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NUS보다 시내에 나가는데 20분정도가 더 소요가 됩니다. 로컬친구들을 NTU를 island라고 부릅니다. 그 만큼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입니다. 시내까지는 1시간이면 보통 갈 수 있습니다.
<교통>
싱가폴의 교통은 매우 편리합니다. 싱가폴의 지하철(MRT)은 정말 좋습니다. 가격도 가격이고 지하철 자체가 깔끔하고 자주 있습니다. 또한 학교내의 셔틀버스도 정말 잘 돼있습니다. 싱가폴의 일반적인 시내버스는 한국의 버스보다 불편할 수 있습니다. 버스를 타면 노선도도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택시는 한국보다 조금 더 비싼데 보통 Uber나 Grab 어플을 이용해서 타시면 싸고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기후>
싱가폴은 적도 근처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1년내내 덥고 습합니다. 다만 비가오면 시원해질 때가 있습니다. 아마 싱가폴에서 생활하시다 보면 처음에는 정말 습해서 숨쉬기도 힘들 수도 있지만, 적응하면 또 그럭저럭 살만합니다. 학교내부에는 대부분 쉘터가 있어서 비가와도 기숙사에 젖지 않은 상태로 갈 수 있긴 합니다.
<언어>
싱가폴에서는 영어로 대부분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그것이 제가 싱가폴에 지원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싱글리쉬라는 특유의 발음과 추임새가 있습니다. 말끝에 ‘~라’ 이런 식으로 추임새를 넣습니다. 또한 중국어도 구사할 수 있기에 중국어를 배우고 싶으신 분들에게 싱가폴은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업>
저는 4과목 총 12학점을 들었습니다. 더 이상 졸업을 늦출 수가 없어서 4과목 모두 전공으로만 들었습니다. 1. Modeling and Control(전자과), 2. 공업수학(기계항공과), 3. 열전달(기계항공과), 4.회로(기계항공과). NTU의 기계과에서 열리는 제어공학은 교환학생에게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전자과에서 개설되는 제어공학을 수강하였고, 이미 한국의 교수님께 말씀을 드려 수강하고 와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내용은 똑같습니다. 그리고 공업수학은 카이스트 항공과의 응용수학으로 대체하였고, 열전달은 항공과의 열전달로, 회로는 항공과의 응용전자공학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전 세계 어딜 가나 수업의 material은 똑같을 것입니다. 다만 NTU에서 수업을 듣는 것은 굉장히 수업의 짜임새나 질이 좋습니다. 또한 NTU학생들은 정말로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첫 연습반 시간에 아무것도 안하고 갔었습니다. 그런데 저를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이미 문제를 다 풀어오고 공부하고 토론준비까지 해왔었습니다. 그래서 연습반시간에 멍하니 앉아만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렇듯 NTU학생들은 공부를 너무나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그 만큼 학점을 받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수업이 일주일에 2시간 강의와 1시간의 연습반(Tutorial)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NTU의 과목은 출석체크를 하지 않는 수업이 굉장히 많습니다. 학생에게 자율적으로 공부하도록 시스템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많은 학생의 출석을 체크하는 것도 쉽지 않겠죠. 또한 모든 수업이 녹화가 되어 KLMS와 같은 Blackboard사이트에 업로드가 되기 때문에 놓친 부분이나 수업을 빠진 부분을 다시 수강할 수 있습니다.
또한 NTU의 대부분의 수업은 중간고사가 없습니다. 대신 10~20%짜리 퀴즈를 치고 기말고사가 무려 60%의 비중을 갖습니다. 그래서 저는 퀴즈를 치기 전 2일정도만 공부하고 퀴즈를 쳤었습니다. 매일매일 공부하는 것은 저에게 비효율적이었습니다. 그 대신 기말고사 전 주에는 통째로 한 주를 쉬니(수업도 없습니다.) 그 때 많이 공부하시면 됩니다. 시험은 강의실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Exam hall이라고 해서 수 백 명의 학생들이 다 같이 시험을 봅니다. 시험시간은 보통 듣는 과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2시간 정도 입니다. 시험범위는 그 학기에 배운 모든 내용입니다.
딱 2달이 지나면 Recess week라고해서 한 주를 통째로 쉽니다. 로컬친구들을 그 시간에 공부를 보통 한다고 하는데, 교환학생들은 거의 99%가 이 주를 이용해서 해외여행을 다녀옵니다. 저도 이 주를 이용해서 태국-라오스를 여행하고 왔습니다.
다들 NTU가 성적이 짜다. 싱가폴 학생들이 너무나도 공부를 열심히 하기에 성적받기 어렵다 는 말을 많이 합니다. 저는 전공 4과목을 들으면서 낮을 성적을 받아 하나라도 pass를 못 받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정말 많이 했고 불안했었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교환학생인데 죽치고 학기 내내 공부를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와의 타협을 통해, 퀴즈 하루~이틀 전날에만 벼락치기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기말고사 전주부터 2주 동안 폭풍의 벼락치기를 했습니다. 나름 효율적인 공부를 한 덕택에 첫 퀴즈부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
우선 저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싱가폴의 구석구석을 거의 다 다닌 것 같습니다. 또 제가 트레킹을 좋아해서 싱가폴의 park란 park는 다 다니면서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사실 싱가폴의 시내는 3박4일정도면 충분히 다 볼 수 있습니다.
싱가폴은 동남아를 여행하기에 최적의 나라입니다. 바로 근접해 있는 말레이시아는 비행기를 타도, 버스를 타도 갈 수 있는 정도입니다.
<파견소감>
8학기째에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그 이유는 열등생이었던 저에게 교환학생이란 우등생들이 다녀올 수 있는 특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성적이 오르다 보니 늦게나마 교환학생이라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교환학생 때문에 졸업이 늦춰진 것에 대해 조금의 후회도 없습니다. 오히려 일찍 졸업했으면 땅을 치고 후회했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제 인생의 모토는 한 것에 대한 후회보단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를 하지 말자입니다. 저는 그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노력하고 시도했고, 싱가포르에서 후회 없는 삶을 보내고 온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며,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학우 분들은 반드시 교환학생을 다녀오십시오!! 인생에서 하나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원문 홍성식[onehss@kaist.ac.kr]
편집 김태진[sll9794@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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